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85조 제5호 중 ‘제24조 제3항 제5호’의 예산에 관한 의미와 형사책임
천지인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남기송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라고 한다)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규정하면서, 제85조 제5호에서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동조 제3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처벌(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부분 정비사업조합들은 위 벌칙조항의 적용을 면하기 위하여 정비사업비예산을 별도항목으로 총회에 상정하여 의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바, 그러한 방식으로 위 벌칙조항의 적용을 면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고 있다.
2. 먼저, 헌법재판소에서는 2014. 5. 29.ᅠ선고ᅠ2012헌바390, 2014헌바155(병합)ᅠ도정법 제85조 제5호등 위헌소원 사건에서『...법 제22조에서 조합 임원의 직무와 권한을 규정하면서도 법 제24조에서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는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조합 임원의 권한을 법률로써 제한하고 있고,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하여는 조합원들의 의사가 사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조합 임원의 전횡을 방지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총회의 의결’이란 사전 의결을 의미한다.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이란 조합의 예산으로 정해진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금원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조합원에게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이 되는 계약을 의미한다.
‘예산’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단체에서 한 회계연도의 수입과 지출을 미리 셈하여 정한 계획’을 의미하고, 조합의 회계와 총회의 소집시기 등은 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조합의 정관에 포함되어야 하므로, ‘예산’의 의미는 ‘조합의 정관에서 정한 1회계연도의 수입·지출 계획’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여 위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합치판결을 하면서 예산의 의미를 명확하게 선언하였다.
그리고, 대법원ᅠ2015. 5. 14.ᅠ선고ᅠ2014도8096 입찰방해·도정법위반사건에서도 『도정법은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규정하면서, 제85조 제5호에서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동조 제3항 각 호의 사업을 임의로 추진하는 조합의 임원’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예산’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단체에서 한 회계연도의 수입과 지출을 미리 셈하여 정한 계획’을 의미하고, 한편 조합의 회계와 총회의 소집 시기 등은 도정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조합의 정관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도정법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규정하는 ‘예산’이란 ‘조합의 정관에서 정한 1회계연도의 수입·지출 계획’을 의미하고, 따라서 이러한 예산의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는 이상, 조합이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등 정비사업에 드는 비용인 정비사업비의 지출예정액에 관하여 사업비 예산이라는 명목으로 총회의 의결을 거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도정법 제24조 제3항 제5호에서 규정하는 ‘예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하였다. 이 대법원 사건에서는 “이 사건 사업비 예산은 이 사건 조합이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립한 정비사업비의 지출예정액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 체결된 이 사건 조합의 2011년 회계연도의 수입·지출계획으로 볼 수는 없고, 위와 같이 이 사건 조합의 2011년 회계연도 예산에 반영되지 아니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도정법 제24조 제3항 제5호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을 체결한 피고인의 행위는 도정법 제85조 제5호의 처벌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고 판결하였다.
3. 따라서, 도정법상 예산은 ‘조합의 정관에서 정한 1회계연도의 수입·지출 계획’을 의미하므로, 정비사업비의 경우 해당 연도의 예산의 범위에 직접 반영하는 형태로 예산을 운용하는 것만이 위 도정법 벌칙조항을 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