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의 매도청구시 최고방법에 관하여
천지인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남 기 송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에서 ‘사업시행자는 주택재건축사업 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행할 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하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8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재건축결의는 조합 설립에 대한 동의(제3호의 경우에는 사업시행자 지정에 대한 동의를 말한다)로 보며,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은 사업시행구역의 매도청구의 대상이 되는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그 밖의 권리로 본다. 1. 제16조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조합 설립의 동의를 하지 아니한 자, 2. 건축물 또는 토지만 소유한 자(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만 해당한다), 3. 제8조제4항에 따라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등의 사업시행자 지정에 동의를 하지 아니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고 함)제48조 제1항에서는 ‘재건축의 결의가 있은 때에는 집회를 소집한 자는 지체없이 그 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한 구분소유자(그의 승계인을 포함한다)에 대하여 그 결의내용에 따른 재건축에의 참가여부를 회답할 것을 서면으로 최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전제로서 최고를 하여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는 통상 최고서를 내용증명 및 배달증명으로 송달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 경우 최고는 상대방이 있는 의사표시로서 민법상 일반원칙인 도달주의(판례는 ‘도달은 사회통념상 채무자가 요지할 수 있었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지칭하는 것’ 또는 ‘채권양도의 통지는 사회통념상 채무자가 그 통지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음)가 적용되므로 최고서가 미동의 구분소유자에게 도달하여야 하고, 만약 주소가 불명확한 자에 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94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을 이용하여 송달하여야 한다.
그런데, 조합이 미동의 구분소유자를 상대로 소장부본에 재건축참여여부에 대한 최고서를 첨부하여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이 소송에서 미동의 구분소유자가 최고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할 경우 매도청구권의 행사효과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63380 판결에서 ‘........집합건물법 제48조가 재건축 참가 여부에 대한 회답을 최고받은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2개월의 회답기간을 부여하면서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그에 대하여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취지는 재건축에 참가하지 아니한 구분소유자에게 숙려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그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전제한 다음, ① 원고 조합은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며 소장 부본에 이 사건 최고서를 첨부하였던 점, ② 피고가 답변서에서 원고 조합으로부터 2006. 5.과 2006. 6. 무렵의 이 사건 최고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다투자, 원고 조합은 이에 대한 준비서면을 제출하면서 다시 이 사건 최고서를 첨부한 점, ③ 원고 조합은 제1심 소송 계속중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는 방식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바, 피고에게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과 이 사건 최고서가 피고에게 동시에 송달되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수령한 이후 회답기간이 경과한 다음날 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이고, 이후 원고 조합이 청구취지를 변경한 것은 이와 같은 취지를 분명히 한 것에 불과하다”고 진술하는 점, ④ 이 사건 최고서에는 집합건물법 제48조 제2항의 기간 만료일 익일자를 기준으로 매도청구를 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는 점, ⑤ 제척기간이 도과되었다고 하여 매도청구권이 종국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다시 재건축결의 등 절차를 밟아 매도청구권의 행사를 다시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미 재건축결의에 필요한 정족수를 넘긴 이 사건에서 구태여 그러한 번거로운 절차를 다시 밟게 함으로써 절차 지연에 따른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필요가 없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조합이 이 사건 최고서를 첨부한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매도청구권에 관한 최고를 한 이상, 이는 피고가 최고기간 내에 이 사건 재건축사업에 불참가할 것을 정지조건으로, 회답기간 만료 다음날 매도청구권을 행사한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이후 도래한 회답기간 경과일 다음날을 매매계약 성립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매도청구권 행사기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조합에서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내용증명 및 배달증명에 의한 최고외에도 매도청구소송의 소장부본에 의한 최고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소장을 통한 최고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는 최고기간의 준수여부 등에 관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전제로서 최고를 할 경우 최고서에 재건축결의사항(도정법하에서는 조합설립의 동의로 봄)을 적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재건축참가여부만을 회답하도록 기재하여 최고하는 조합이 많은데 이를 적법한 최고로 볼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ᅠ2006. 2. 23.ᅠ선고ᅠ2005다19552, 19569ᅠ판결에서 ‘집합건물법상 재건축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하는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전제로서의 최고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여야 하는바(집합건물법 제48조 제1항), 이는 최고를 받은 구분소유자가 재건축결의의 구체적 사항을 검토하여 재건축에 참가할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최고서에는 재건축결의사항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어야 하나, 다만 그러한 사항들이 재건축사업의 추진과정에서 총회의 결의나 재건축에의 참여 권유 또는 종용 등을 통하여 최고의 대상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소송의 변론과정에서도 주장이나 입증 등을 통하여 그 내용이 알려짐에 따라 재건축 참가의 기회가 충분히 부여되었다면 그 참가 최고는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하여 최고서에 재건축결의사항이 일부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재판과정에서 관련사항들이 주장이나 입증자료로 알려지는 경우 매도청구권의 행사함에 하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재건축조합에서 매도청구의 전제로 최고서를 발송할 때 위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매도청구권의 행사에 하자가 없도록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