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의 변경절차 및 효력에 관하여
천지인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남 기 송
정관이란 조합이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조합의 운영, 결의방법,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등에 관하여 근본규칙을 규정한 것을 의미하는데,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 반드시 작성하여야 하고 조합원들이 창립총회에서 결의로 확정하여야 하는 것이다[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고 함) 시행령 제22조의 2 제4항 제1호].
이러한 정관에는 도시정비법 제20조 제1항 각 호의 사항을 포함하여 규정하여야 하고, 그 내용이 정관에 일단 규정되면 정관변경절차에 의해서만 변경이 가능하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표준정관을 작성하고 보급하고 있고(도시정비법 제20조 제2항), 이 표준정관은 하나의 예시적인 정관(안)이므로 법적 구속력은 없어 각 조합의 특징과 여건에 따라 관련 사항을 추가, 삭제, 수정하여 규정할 수 있는 것이다.
조합이 위와 같이 만들어진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도시정비법 제20조 제3항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 과반수(제1항 제2호 내지 제4호·제8호·제12호 또는 제15호의 경우에는 3분의 2이상을 말한다)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이 법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변경하고 시장·군수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시장․군수의 인가는 조합설립인가와는 달리 그 대상이 되는 기본행위를 보충하여 법률상 효과를 완성시키는 행위로서 이러한 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 변경된 정관은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정관변경절차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관변경절차 자체를 다투면 되고, 정관변경에 대한 인가처분을 대상으로 다툴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ᅠ2014. 7. 10.ᅠ선고ᅠ2013도11532ᅠ판결에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2. 2. 1. 법률 제11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3항은 조합이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 과반수 또는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시장 등의 인가는 그 대상이 되는 기본행위를 보충하여 법률상 효력을 완성시키는 행위로서 이러한 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 변경된 정관은 효력이 없고(대법원 2007. 7. 24.자 2006마635 결정 등 참조), 시장 등이 변경된 정관을 인가하더라도 정관변경의 효력이 총회의 의결이 있었던 때로 소급하여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바 있다.
한편, 예외적으로 정관변경자체를 목적으로 한 정관변경을 위한 조합원총회는 아니지만, 조합원총회에서 정관기재사항과 부합하지 아니한 결의를 함으로써 사실상 정관이 변경되는 경우가 인정되는 예도 있는바, 사실상 정관의 변경이 인정되려면 정관기재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결의가 적어도 정관변경과 동일한 정족수를 충족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예컨대, 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4다7408판결에서는『피고 조합의 정관에는 분양가격을 ‘주택분양가 원가연동제 시행지침’을 적용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으나, 피고 조합 이사회에서 피고 회사를 이 사건 재건축사업의 시공자로 선정하기로 의결한 후 피고 조합 이사장이 피고 회사와 도급단가를 평당 180만원(위 시행지침을 적용한 경우보다 인상된 액수이다)으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가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가계약을 승인하기 위한 조합원총회에서 조합원 134명 중 123명이 참석하여 그 중 118명(약 88%)의 찬성으로 피고 회사를 시공자로 선정하는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조합이 평당 도급단가를 명시한 피고 회사의 사업참여제안을 조합원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받아들임으로써(피고 조합의 정관에는 정관의 변경이나 시공업체 선정, 예산으로 정한 이외의 조합원에게 부담되는 사항, 이사회에서 상정한 사항 등이 총회의 결의사항으로 정해져 있고, 총회의 결의는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위 평당 도급단가에 의한 이 사건 가계약을 추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평당 단가에 대하여 달리 정한 피고 조합의 정관은 위 총회결의에 의하여 사실상 변경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 이는 정관변경절차의 예외적인 사유로 보아야 할 것이고, 모든 정관내용을 사실상 정관변경절차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조합은 원칙적으로 도시정비법 및 정관에 규정된 정관변경절차에 따라 정관변경결의 및 관할관청의 변경인가를 득한 후에 변경정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함이 타당할 것이다.